“이해찬 상임고문의 마음이 완전히 떠났다.”
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해찬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가 27일 전한 말이다.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서울 중·성동갑 공천이 이슈가 된 이달 초부터 이 상임고문은 이재명 대표에게 임 전 실장의 공천을 직간접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. 하지만 이날 임 전 실장에 대한 컷오프(공천 배제)가 결정되면서 이 상임고문이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는 것이다.
이는 이 대표가 민주당 내 원로그룹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. 4월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총선 전략도 완전히 꼬이게 됐다.
2021년 초까지만 해도 조직력에서 앞선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를 이 대표가 꺾을 수 있었던 것도 이해찬계의 조직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. 이 상임고문이 이 대표의 ‘멘토’로까지 불린 이유다. 정치권 한 관계자는 “정권 재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이 상임고문은 전략적으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”며 “지방자치단체장 출신으로 당내 조직력이 필요했던 이 대표가 이 상임고문이 내민 손을 잡으며 한배를 탔다”고 둘의 관계를 설명했다.
하지만 27일 민주당이 임 전 실장을 컷오프하며 둘의 관계가 파국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. 이 대표가 이 상임고문의 요구를 사실상 무시했다는 것이다. 이는 민주당 내 원로그룹과 이 대표가 완전히 척을 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. 이달 중순 정세균·김부겸 전 총리는 이 대표가 중심이 된 민주당 공천 방향에 강한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. 권노갑·정대철 등 다른 원로그룹도 함께 성명을 내고 이 대표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.
진보당 등과 ‘반윤석열 연대’를 하려던 비례대표 연합 전략도 차질을 빚고 있다. 민주당이 진보당에 양보한 지역구(울산 북구) 현역인 이상헌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. 정치권 한 관계자는 “27일 결정으로 민주당의 총선 승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”며 “민주당 의석이 110석까지 쪼그라들 수도 있다”고 했다.
한재영/김종우 기자 jyhan@hankyung.com
관련뉴스